Quick Menu Quick Menu 원격지원 연장결제 카드결제 방송접속오류 온라인상담 즐겨찾기 Quick Menu

투자전략 리포트

바이플레이션(Bi-flation)과 구조조정(Downsizing)

작성자 :
KDB대우증권
작성일 :
12-22 09:48
조회수 :
552

☆SUMMARY
 
◾글로벌 제조업은 2011년 하반기 이후 디플레이션 환경에 노출
 
◾수요에 비해 공급이 많은 디플레이션 환경에서는 공급자의 구조조정이 필요
 
◾구조조정 과정에서 일시적 충격 발생 가능성 커, 2015년보다 KOSPI 저점 낮아질 듯
 
 
디플레이션 위험 억제를 공식적 의제로 설정한 한국 정부
 
지난주 ‘2016년 경제정책 방향’을 통해 한국 정부는 사상 처음으로 ‘물가 띄우기’를 정책 목표로 채택했다. 우리에게 익숙한 ‘인플레이션 억제’가 아니라, ‘디플레이션 위험에 대한 선제적 대응’을 정책 목표로 선택한 것이다.
 
한국 경제가 디플레이션 위협에 실제로 직면해있는가라는 문제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범용 지표인 소비자물가지수(CPI) 기준 물가 상승률이 둔화되고 있기는 하지만, 디플레이션을 의미하는 마이너스 물가상승률은 아니기 때문(11월 CPI 상승률 +1.0%)이다.
 
헤드라인 물가는 심각한 인플레이션도 아니고, 디플레이션도 아니지만 물가지수를 구성하고 있는 세부 항목들을 보면 다른 결론이 도출된다. 공공요금과 주택, 생필품 등에서는 인플레이션이 생기고 있지만, 제조업 분야에서는 극심한 디플레이션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경제가 서비스업 인플레이션과 제조업 디플레이션이 공존하는 바이플레이션(Bi-flation)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보고 있다. 중국 경제 성장이 둔화되기 시작한 2011년 중반 이후 글로벌 제조업은 디플레이션 환경에 노출돼 있고, 이런 점이 제조업 강국 한국을 압박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사상 최장 기간 지속되고 있는 생산자물가지수(PPI)의 하락 또한 제조업 디플레이션의 그림자이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많을 때 발생하는 디플레이션

 
디플레이션은 수요 부족과 공급 과잉이 함께 작용한 결과로 볼 수 있다. 최근의 제조업 디플레이션은 투자 중심으로 달려온 중국의 성장 속도가 현저히 둔화되면서 수요가 위축되고 있고, 중국의 성장이 한 없이 지속될 것이라는 낙관론 하에서 진행됐던 과잉투자가 낳은 공급과잉이 상호 작용해 나타난 결과이다.
 
경제가 고성장하면 투자가 늘어나게 된다. 중국에 비해 먼저 고성장의 길을 지나온 일본과 한국도 과잉 투자의 몸살을 앓은 바 있는데, 중국의 투자 과잉은 한국과 일본보다 훨씬 심각했다. 2011년 중국의 GDP 대비 투자 비율은 45%에 달했는데, 이는 과거 어느 나라도 도달해 보지 못했던 수치였다. 기본적으로 너무 많은 상품이 만들어져 글로벌 시장에 풀리고 있다.
 
반면 수요는 취약하다. 2015년 한국의 수출 경쟁력 악화에 대해 많은 우려가 제기됐다. 1월부터 11월까지 수출이 모두 감소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수출 감소는 한국에서만 나타났던 현상이 아니다. 달러 기준으로 보면 미국과 독일, 일본, 중국 등 거의 모든 주요국들의 수출이 감소했다. 주요국들의 수출 감소는 글로벌 수요 증가가 정체 또는 감소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각 국가가 취할 수 있는 방법은 자국 통화가치 절하를 유도해 수출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다. 이미 일본의 BOJ(일본은행)가 양적완화를 실시해 엔화 가치를 낮췄고, 올해는 ECB(유럽중앙은행)도 양적완화 대열에 합류하면서 유로화 가치를 크게 절하시켰다. 자국 통화 기준 2015년 독일의 수출 증가율은 6.4%, 일본은 4.7%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런 ‘근린 궁핍화 정책’에 중국도 가세하고 있다. 최근 중국은 위안화 가치 하락을 용인하고 있다. 글로벌하게 너무 많이 만들어지고 있는 반면, 수요의 회복은 매우 더디다. 디플레이션의 전형적인 모습에 다름 아니다.
 
 
디플레이션, 줄여야 산다
 
디플레이션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많기 때문에 발생한다. 수요가 늘어나면 깔끔하게 문제가 해결되겠지만, 이에 대한 기대는 낮춰야 할 것이다. 글로벌 교역량은 줄어들고 있고, 각 국의 경쟁적인 통화가치 절하 경쟁으로 수출 환경은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많은 중앙은행들이 양적완화 정책을 쓰며 돈을 뿌렸음에도 불구하고 제조업 물가는 오히려 하락하고 있다. 21세기 들어 엄청난 과잉 투자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수요보다 공급이 너무 많다. 원유 시장이 대표적이다. 쉐일 오일 분야를 비롯해 원유 생산을 위한 투자가 너무 많이 이뤄졌다. 바닥 모르고 추락하는 국제 유가는 과잉투자의 산물이다. 한 때 세계를 호령했던 한국 조선업이 겪고 있는 어려움, 좀처럼 실적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철강업종의 장기 불황 역시 글로벌 디플레의 그림자가 아닐 수 없다.
 
최근 글로벌 경제가 직면하고 있는 제조업 디플레이션은 공급자의 구조조정을 통해 해결될 수밖에 없다. 경쟁력이 없는 생산자가 퇴출되거나, 기업간 인수합병을 통해 생산량을 줄여야 디플레이션이 극복될 수 있다. 공급자의 축소를 통해 수요와 공급을 맞춰가는 것은 자본주의의 자정 작용으로 볼 수 있지만, 이 과정은 매우 고통스러울 것이다. 중후장대형 산업을 중심으로 광범위하게 벌어질 구조조정은 2016년 글로벌 경제의 가장 중요한 화두가 될 것이고, 제조업 강국 한국은 글로벌 구조조정의 회오리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다.
 
 
PBR 1배 밑으로의 오버킬 가능성
 
글로벌 제조업체들의 디플레이션 극복 과정에서 광범위한 구조조정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비효율적인 경제 주체의 퇴출이라는 관점에서는 자원 부국 소버린 리스크와 글로벌 에너지 기업∙한국 중소기업∙한국 중후장대형 산업에 속하는 기업들의 재무 리스크가 커지고있다. 시스템 리스크는 특정 경제 주체의 재무 리스크가 커지는 국면에서 발생한다. 시스템 리스크가 발생할 때 주가는 적정가치 밑으로 오버킬(PBR 1배 밑으로 하락)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2011년 이후 KOSPI는 좁은 박스권에서 움직이고 있다. 2011년의 KOSPI 저점은 1,644p(미국 국가신용등급 하향), 2012년의 저점은 1,758p(유로존 재정위기), 2013년 1,770p(버냉키 쇼크), 2014년 1,881p(신흥국 디폴트 리스크)이다. 2015년 KOSPI의 저
점은 1,800p(미국 금리인상 우려)였다.
 
2016년 KOSPI는 주식시장의 시스템 리스크 대두로 PBR 1매 밑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본다. 시스템 리스크 발생 가능성을 감안하면 2016년 KOSPI의 저점은 2015년보다 낮아질 수 있다고 본다. 주가지수가 장부가 밑으로 추락(확정 실적 기준 PBR 1배 레벨의KOSPI는 1,927P)하면 시간을 감내할 수 있는 장기 투자자 입장에서는 절호의 매수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2016년 투자의 성패는 시스템 리스크가 커지는 과정에서 주식시장이 적정 가치 밑으로 오버킬되는 국면에서 주식비중을 늘릴 수 있는지 여부에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서는 KOSPI 2,000p 부근에서의 현금 비중 제고를 권한다.

 

 

 

 

KDB대우증권.pdf